벤처캐피탈(VC) 업계의 평가 기준은 숫자다. 내부수익률(IRR)과 회수 멀티플이 벤처캐피탈리스트를 규정한다. 차가운 지표로 성과가 환산되지만 그 숫자를 만들어내는 출발점은 의외로 감성적이다. 산업에 대한 애정이다.
최근 저녁자리에서 만난 한 VC 대표는 이를 보여주듯 피투자사 이야기를 쉼 없이 풀어냈다. 단순한 투자 리뷰라기보다 기업 하나하나에 얽힌 맥락과 고민을 짚는 데 가까웠다. 듣고 있자니 단순히 잘 아는 수준을 넘어 이 산업을 오래 들여다보며 애정을 쌓아온 사람이라는 인상이 짙게 남았다.
투자 난이도가 높은 스포츠 산업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쌓아온 박태운 인피니툼파트너스 대표 이야기다. 그는 해외 축구 현장을 누비던 리포터에서 출발해 전략컨설팅을 거쳐 스포츠 투자 전문 벤처캐피탈리스트로 자리 잡았고 업계 최초로 스포츠 투자 펀드를 결성했다.
스포츠 산업은 성장하고 있지만 개별 기업들은 영세한 구조에 머무는 경우가 많고 수익 모델도 제한적이다. 자본만으로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그럼에도 박 대표는 이 영역에 집중해 왔고 실제로 의미 있는 회수 성과를 만들어냈다.
이처럼 벤처투자는 결국 숫자로 평가되지만 그 숫자를 만드는 힘은 애정에서 나온다. 물론 애정이라는 단어는 투자 얘기에서 자주 쓰이지 않는다. 숫자로 설명되는 영역이고 감정은 배제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대표의 성과를 들여다보면 다른 설명을 붙이기 어렵다. 스포츠 산업에 대한 애정을 기반으로 쌓은 인사이트가 투자 판단의 기준으로 작동했고 실제 투자 성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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